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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2장 : 인신매매에 수반되는 문제 (‘여성 거래’ 재고)
학생들은 내가 ‘성매매sex trafficking’에 대한 글을 쓴 줄 알고 질문하곤 한다.하지만 나는 성매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없으며 분명히 밝히건대,그 용어를 요즘 통용되는 의미로 쓴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나는 현재의 인신매매와 매춘의 왜곡된 혼용을 받아들이지 않을뿐더러 사실상 그것에 반대한다.
“인신매매는 새로운 국제법과 미국법에서 이제 매춘만을 강조하지 않는다.그 대신에 노동 착취의 극단적 형식을 강조한다.” 유엔의정서 제3조 제a항은 인신매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신매매’는 사람을 모집하거나,자동차로 운송하거나 사람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은신처를 제공하거나,사람을 인수하는데 위협이나 강제력 혹은 기타 형태의 강박,납치,사기,기만,권력 남용이라는 수단을 쓰거나,약점을 이용하거나,다른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동의를 얻어내려고 보수나 혜택을 주고받는, 착취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이다.이 착취에는 최소한 매춘 알선,혹은 다른 형태의 성 착취,노동이나 서비스 강요,노예제도나 그와 흡사한 형태의 관습,강제 노역이나 장기 제거라는 착취가 포함되어 있다.
여성 매매라는 정치적 용어의 기원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그 언어는 ‘인신매매’를 끊임없이 잡아끌어서는 매춘, ‘성매매’ 혹은 ‘성 노예제도’의 의미론적 궤도에 집어넣는다.과거의 인신매매라는 망령이 현재의 정치에 출몰한다.그리고 아마도 미래의 정책을 쫓아다니며 괴롭힐 것이다.
문제의 구성
1900년경 ‘인신매매’는 백인 노예제도,백인 노예무역,백인 노예매매 등과 호환되어 쓰였다.사회악과 부도덕한 목적이라는 의미를 수반하는 이 용어들은 매춘을 표시하는 기호였을 뿐 아니라 매춘을 비난하려는 수사적 비유이기도 했다.백인 여성 매매라는 용어는 매춘과 관련하여 흥기한 19세기 후반 영국 사회운동의 맥락에서 처음 등장했다.
‘백인 노예제도’는 1870년대까지 매춘과 대체로 공조하고 있었다. 1870년대가 끝날 무렵, “그 용어의 의미가 바뀌었다.…활동가와 여론의 백인 노예제도라는 수사는 강제에 의한,혹은 사기로 인한 매춘 모집이라는 암시를 띠게 되었다.하지만 거의 예외 없이 매춘 역시 강제 혹은 사기와 결부되어 있다고 여겨졌다.
1901년까지 “런던 경찰국이 ‘부도덕한 목적으로 대륙에 조달된 영국 소녀’에 관한 신고를 접수한 햇수는 5년에 불과하다고 보고했다.” 그런데도 수많은 무구한 소녀들을 낚아채서 성에 대한 공포로 점철된 삶을 선고하는 음습한 남성들의 광대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생각은 사방으로 퍼졌다.게다가 그러한 믿음은 ‘백인 노예매매’금지를 위한 국제협정(1904년)과 ‘백인 노예매매’금지를 위한 국제협약(1910년)을 체결하게 했고,영국법 개정을 추진하게 했다.
20세기 초반 미국에 들불처럼 번진 백인 노예에 관한 우려도 매춘을 향한 전방위 반대운동의 일부였다.
마크 토머스코넬리는20세기 초반 매춘 반대 동원에 관한 책에서 “진보의 시대에 반매춘 운동은 대단히 변화무쌍했다”라고 지적했다.반매춘 시위는 다양한 형태로 일어났지만 그중에서 ‘백인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십자군이 가장 유명했고 인기도 많았다.영국에서처럼 미국에서도 ‘백인 노예매매’는 복잡한 합성물이었다.거기에는 매춘,강제력 그리고 경계들을 가로지르는 운동이 녹아들어 섞여 있었고,본질적으로 관련될 수밖에 없는 현상들이 함께 취급되고 있었다.백인 노예제도라는 말은 노예제도,무역,매매라는 용어,그리고 권력과 폭력이 매춘의 본래 특성이라는 전제가 그득 담긴 범주 사이에서 쉽게 전락했다.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백인 노예 담론에는 매춘이 유독 착취적이며,늘 강제적이고,거의 예외 없이 치명적이라고 가정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백인 노예제도’는 매춘을 몇 가지 다른 사회적 관심사들,특히 이동하는 사람과 관련된 사항들과융합했다.반인신매매라는 말과 그것의 법적 장치는 항상 이민과 이주라는 쟁점을 포함한다. 20세기 초반 미국에 횡행했던 그러한 불안의 일면에는 국내 인구 이동이 관련되어 있다.당시에 미국의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도시를 향해 교외 농장과 시골 마을을 떠났다.코넬리는 백인 노예제도를 둘러싼 불안이 “넓은 의미에서 20세기 초반 미국인의 삶에서 두 가지 명백한 사실”과 관계가 있음을 규명했다. “하나는 시골마을의 어린 소녀들이 직장과 사회 활동 기회를 찾아 도시로 이주했다는 사실이다.다른 하나는 그녀들이 도시의 홍등가에 노출된 채 바글대고 살았다는 사실이다.백인 노예 트랙의 단면은 이러한 두 가지 조건들 사이의 친연성과 관계되는 질문이었다.
‘백인 노예’공포는 국내외의 많은 법과 정책을 낳았다.미국에서 최악의 사법 결과물은 맨법이라고 알려진 ‘백인 노예매매’금지법이다.
맨법은“운송하는 과정에,다른 주 혹은 외국과의 통상 과정에,어떤 지역에서 혹은 컬럼비아 특별지구에서라도 여성이나 소녀를 매춘이나 유흥을 목적으로 혹은 다른 어떤 부도덕한 목적으로 유도하거나 유인하거나,여성이나 소녀를 강제하여 창녀가 되게 하거나 유흥업소에 집어넣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부도덕한 행동에 연루되게 하려는 의도와 목적으로 운송하거나 운송 원인을 제공하거나 도움을 주거나 교통비 취득을 돕는 것”을 연방 범죄로 규정했다.이 법은 무슨 여행이든지 여성이나 소녀가 주 경계를 넘으면 차표를 취득하는 것은 물론 그것을 돕는 행위까지 금지하는,무수히 많은 금지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이로써 매춘,유흥업,부도덕한 목적으로 미국으로 이민 오리라 짐작되는 외국 여성이나 소녀들에 대한 새로운 이민 규제가 개시되었다.게다가 그런 여성이나 소녀(포주도 마찬가지)가 나중에 적발될 때 추방하기가 더 쉬워졌다.
맨법은 무수히 많은 결과를 초래했다.예를 들어,맨법을 집행함으로써, “연방법 집행의 자질구레한 업무를 수행하던 FBI가 국가적인 승인기관으로 탈바꿈했다.” …맨법은FBI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1912년까지 수사국 업무 전반이 백인 노예 수사와 관련이 있었다.
그리하여 신생 FBI는 창녀 인구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다.이것은 여성의 성에 대한 광대한 규모로 자행되는 감시였기에,상당한 인적 자원에 대한 인프라와 정보가 축적되어야만 했다.그것은 몇십 년 후에 FBI가 정치가와 동성애자를 감시할 때 쓰게 될 정교한 체계의 초기 모형이라 할 법했다.
맨법의 공식 명칭-‘백인 노예매매’금지법-에는 초기 십자군 운동의 오래된 유산,강압,부도덕성,매춘,경계 통과 같은 쟁점들이 구분 없이 흐릿하게 뒤섞인 수사가 들어 있다.전대의 백인이라는 용어가 삭제되긴 했어도,이와 똑 같은 혼용이 현재 ‘인신매매’를 반대하는 국제 운동에 다시 등장하곤 한다.
‘인신매매’라고 하면 일반 대중은 집,농장,공장 보다 유곽을 떠올리곤 한다.십자군 기자들과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이러한 연상을 증폭시킨다.페미니스트건 보수주의자건 정치적으로 동원되는 반매춘 단체들은,아직도 그들의 현안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사와 제도적인 보조 수단으로 인신매매를 인식하여,여전히 인신매매와 매춘을 폭넓게 호환되는 것으로 다룬다.
여성 인신매매에 반대하는 전 지구적 동맹 GAATW은 인신매매를 “폭력이나 폭력 위협,권위 혹은 지배적 지위 남용,빚으로 인한 예속,속임수나 다른 형태의 강제를 수단으로 하여 노동이나 서비스를 목적으로 국경 안에서 혹은 국경을 넘어 여성을 모집하거나 운송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행위”라고 정의한다.
여성 인신매매 반대연합CATW의 공약은 그 표현이 조금 현대적으로 바뀌었을 뿐 옛 백인 노예 십자군의 특징인 매춘과 강제력에 대한 많은 전제를 재생산한다.
문제의 범위
20세기 초반에 일어났던 인신매매 공황은 수치,크기,의미,그리고 정의에 관하여 따끔한 충고를 건넨다.사회문제를 정의할 때는 신중하게 표현해야 하고 분명하게 진술해야 하며 그 추정치의 근거를 아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그러나 불행히도 개인,유권자,그리고 갖가지 불평꾼들이 사회문제를 제기하거나 문제 표현 행위를 동원할 때,정의는 미끄러지고 숫자의 출처는 사라지곤 한다.
창녀의 수를 헤아리는 데 따르는 한 가지 문제는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헤아려야 하는가이다.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이런 정의들은 수많은 여성 매춘 통계치를 포함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결국 창녀 인구 통계치를 극도로 부풀리는 수단이 되었다.
실제로 1912년 미국성위생학연합은 매년 5만 명의 창녀가 죽는다고 추산했다.코넬리도 인용한 바 있는 당대 비평가 존 S. 풀턴은 인 추산이 정확하다면 “5년이라고 추산된 창녀 사망 기한에다가 창녀 노릇을 할 수 있는 15세에서 35세까지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정숙한’여성들보다 창녀들의 수가 2만 명이나 더 많아야 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인신매매가 매춘과 혼융되면 그 수치는 더욱 믿을 수 없게 된다.성 산업의 규모는 종종 어림잡아 짐작되고,신뢰도나 근거 자료 혹은 일관된 정의는 거의 점검받지 않는다.
파인골드가‘통계치 말고는 그래도 신뢰할 만한 NGO’라고 부른 단체가 제시한,매년 거의 100만 명의 소녀들이 상업적 성에 강제되며, “성매매 산업이 아동을 착취하여 한 해에 1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다”고 한 통계를 분석하며 그는 질문을 던진다. “이런 수치는 어디에서 왔는가?어떻게 산출되는가? 100만 명의 소녀가 매년 성 산업에 강제된다면,얼마나 많이 떠난 것인가? 얼마나 오랫동안 100만 명의 소녀들이 매년 성 산업에 강제된 것인가?” 이런 주장은 백인 노예를 연상시킨다. 20세기 초에 해마다 5만 명의 백인 노예가 사창가에서 죽고 그녀들을 대체하기 위해 또 한 부대의 어린 여성들이 납치된다고 추정되었다.
에마 골드먼의‘여성 거래’
에마 골드먼의 논문 ‘여성 거래’는 백인 노예 트랙에 관한 주장을 다룬 그녀 자신의 비판적 평가였으며 당대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이 글 전반에 걸쳐 골드먼은 창녀들을 연민했고 그들의 자존감을 옹호했다.그녀는 임금에 대한 젠더 평등을 요구했고,성교육과 성적 자유에 대한 여성의 동등한 기회를 주장했으며,매춘을 경제적 결정으로 설명했고,성 도덕주의자들을 비난했으며,교회 혹은 국가의 인가와 상관없이 성과 돈의 모든 교환을 논의했다.
그녀는 묻는다. “여성이 거래되는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백인 여성만이 아니다.황인과 흑인 여성도 그러하다.말할 것도 없이 착취다.저임금 노동으로 살찌는,그리하여 수천 명의 여성과 소녀를 매춘으로 내모는,자본주의의 냉혹한 몰록이다.…당연히 우리의 개혁가들은 이 원인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골드먼은 덧붙인다. “어느 곳에서나 여성은 자기가 한 일의 성과에 따라 대우받지 못하고 하나의 성으로 취급되기 일쑤다.그래서 생존을 위해서는 거의 필연적으로 자기의 권리를 성 접대로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따라서 그녀가 결혼제도 안팎에서 자신을 한 남자한테 파느냐 여러 남자한테 파느냐는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우리의 개혁가들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매춘의 원인은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열등함에 있다.정직한 노동에 대한 불충분한 보상의 직접적인 결과가 많은 경우 매춘이 된다.”
“도덕주의자들에게 매춘은 육체를 판다는 사실 자체보다 결혼제도 밖에서 육체를 판다는 사실이 더 문제가 된다.그것은 금전적인 대가를 노리고 하는 결혼이 완벽히 합법적이며 법과 여론으로 합리화되는 사실로써 입증된다.” “소년은 성 본능이 발휘되면 그 본능을 충족시키는 야성의 부름에 응해도 된다.그러나 소녀의 본능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우리의 도덕주의자들은 난리를 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결혼과 매춘 둘 다에 공통으로 여성의 성이 생계와 교환되는 측면이 있다고 본 골드먼의 관점이다.젠더와 계급 불평등은 결혼 같은 바람직한 제도뿐 아니라 매춘 같은 욕먹는 직종을 구조화하기도 한다.
지난 20년 동안 다시 유행한 매춘 반대운동이 반인신매매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함으로써, 1900년대 초반에 유포되었던,문제가 있는 많은 추정이 되살아났다.그때처럼 지금도 ‘인신매매’가 매춘 및 다른 형태의 상업적 성과 똑 같은 의미로 남용되고 있다.매춘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미비한 법적 처지 때문에 여전히 성 노동은 항상 강제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결혼,가사 노동,공장 작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유례없이 착취된다고 믿기 쉽다.그때처럼 지금도 미디어는 입증되지 않은,때로는 그 문제가 너무나 거대해서 치명적으로 위험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명백히 잘못된 통계를 유포한다.그때처럼 지금도 잔혹한 이야기는 화젯거리가 된다.그때처럼 지금도 빈곤,이민,인종주의,그리고 성 도덕주의 같은 일상적인 문제들은 종종 여성과 아동을 학대하고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공포물 뒤로 감춰진다.그때처럼 지금도 반포르노그래피 운동에 참여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존재하고,그때처럼 지금도 여전히 주인공은 보수주의자,복음주의자,그리고 다른 교파 기독교인이며,그들의 의제는 대부분 페미니즘의 의제에 적대적이다.
골드먼의 경고를 명심해야 한다.불합리한 거대 사회문제로 인해 대중들이 흩어진다면,십자군은 외설과 부도덕에 대한 소탕전을 선언할 것이다.골드먼은 오늘날 미디어가 끝없이 양산해내는 성 추문의 최면술 같은 유혹에 저항하라고,누구의 주머니가 털릴지,그리고 어떤 기제가 거기에 사용될지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했다고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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