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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타클의 사회 / 기 드보르 / 옮긴이의 글 / 18.09.05(OT)  

p215 : 삶의 표상이 삶을 대신한 곳에 스펙타클이 있다. 21살의 젊은 청년 드보르는 직관적으로 인간 소외를 낳는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로 스펙타클의 구조를 인식한다. (217) 그가 이론과 실천의 기수로서 활동하는 1950-60년대는 사회의 변혁을 문자 그대로 믿었던 거대 서사의 시대이기도하다. 실제로 마오쩌둥의 중국에서 이뤄낸 혁명, 카스트로와 게바라 등에 의한 라틴아메리카에서의 혁혁한 전과는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삶을 꿈꾸는 많은 유럽인들의 정신을 고양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특히 685월 혁명은 자기 자신과 타자에 대한 인간 행동에 있어 시대에 뒤진 옛 잔재들이 붕(218)괴되기 시작하며,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개인들이 대량적으로 사회의 전면에 부상한다. 인간의 조건, 이를테면 인간이 만들어지는 물질적, 지적, 성적, 정치적, 의학적 환경이 확연히 바뀌고 사랑, 욕망, 고독, 자유 등과 같은 새로운 가치들이 세상을 엄습한다.

드브르가 이제 주목하는 것은 노동의 영역뿐만 아니라 거짓 가치들로 잠식되고 있는 일상의 영역이다. 계급투쟁적 관점에 일상성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첨가되는 셈이다.

 

p219 : 상황주의자로 변신한 그는 시장 체제가 고안해 낸 표상의 방식, 거짓 가치들에 의해 인간의 행동과 삶의 수단이 박탈당한 체 철저하게 수동적 관객으로 전락한 인간들을 주목한다. 그는 이들에게 자각과 저항을 위한 각종 이론과 전술을 제공하면서 상황의 구축을 통한 삶의 복원을 외친다. (220) 모든 개인들은 습관적인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떨쳐버리고 자각적인 통제와 잠재력의 발현을 통해 상황을 구축해야 한다. 구축된 상황이란 단일한 환경과 사건들의 유희에 기초한 공동 조직이 구체적이고 의도적으로 구축하는 삶의 계기이다.

 

p222 : 드보르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와 루카치의 논증을 바탕으로 풍요가 엄습하는 20세기의 서유럽에서 탄생하고 있는 상품 물신의 새로운 형태인 스펙타클을 개념화하고 그것에 대한 자각을 요청하고 있다. (223) 스펙타클의 선행조건이자 동시에 그 결과물은 관조라는 수동성이다. 수동성은 분리의 본질적인 조건이다. “원자화된 군중속에 고립된 개인은 스펙타클을 필요로 하고, 스펙타클은 개인의 고립을 강화시킨다. 이러한 악순환은 후기 산업사회 속에서의 개인화 과정, 즉 자본주의 경제의 장치로서 분리의 실행 과정에 필연적인 요소이다.

다시 부연하지만 스펙타클은 미디어의 수단을 통해 전파되는 선전물로서 세상을 현혹시키는 단순한 부속 수단이 아니다. 스펙타클은 현 사회가 허용하는 삶의 유일한 시각을 정당화하는 경제 이데올로기이다.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이 동원된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목소리로 권력과 소외의 재생산을 지속시키는 데 매진한다. 이렇듯 스펙타클은 자본의 지배력을 선전하는 수단이자 이미지들에 의해 매개된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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