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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성원형의 심리학적 측면

 

원형과 무의식 3강 - 칼 융.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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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형 개념에 관하여

p201 : 원형은 그 자체로는 텅빈, 형식상의 요소인데, 그 요소는 미리 형식을 만드는 능력으로, 즉 선천적으로 주어진 관념 형식의 가능성이다. 유전되는 것은 관념들이 아니라 형식들이며 마찬가지로 이것은 이런 관점에서 형식상 결정된 본능에 바로 해당한다.

 

2. 모성 원형

어른들은 치료 중에 그 환상들을 거의 항상 의사에게 전이시키는데,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환상들은 투사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그 환상들을 알아차리고 바보짓이라고 제쳐놓는 것, 최소한 오랫동안 그렇게 내버려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원형들은 모든 정신의 양도할 수 없는 구성 요소에 속하며, 칸트가 말했듯이 어두운 표상들의 영역에 묻힌 보물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민담은 무수히 많은 보석 주제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어떤 원형은 단순히 화를 돋우는 선입견 정도가 아니다. 그저 잘못된 자리에 있을 뿐이다. 그것 자체는 인간 심혼의 가장 고귀한 가치에 속하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모든 종교들이 올림푸스 산을 가득 메웠다. 그것을 의미 없는 것으로 제쳐두는 것은 바로 가능성의 상실을 의미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투사를 해소하여 자기도 모르게 자기 밖으로 보내서 잃어버린 사람에게 그 내용을 되돌려야 하는 것이다.

 

3. 모성 콤플렉스

p205 : 모성 원형은 이른바 모성 콤플렉스의 기초를 이룬다. (206) 이 모든 경우에 어린이의 본능 영역이 장애를 받게 되므로 원형들이 배열되는데, 그것들은 낯설고 자주 불안스런 요소가 되어 아이와 어머니 사이에 나타나게 된다.

 

A. 아들의 모성 콤플렉스

딸의 모성 콤플렉스는 여성적 본능을 과도하게 촉진하거나 억제하고, 아들의 경우는 부자연스럽게 성적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남성의 본능을 손상시킨다는 점이다.

 

B. 딸의 모성 콤플렉스

a. 모성성의 비대

p209 : 이런 유형의 여성은 모든 경우에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모성적인 자기희생을 하는데도 실제로 전혀 진정한 희생을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종종 자신의 모성본능을 가차없이 권력 의지로 휘둘러 자신의 인격과 자녀들의 삶이 파탄에 이르도록 밀어붙인다. 그러한 어머니가 자기의 인격에 무의식적일수록, 그녀의 무의식적 권력 의지는 더 강력하고 폭력적이 된다.

 

b. 에로스의 과도한 증가

p210 : 그 같은 어머니가 딸에게 심어주는 콤플렉스는 반드시 모성 본능의 비대가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딸에게서 여차하면 모성 본능이 소실되기조차 한다. 그 대신 에로스의 과도한 증가가 나타나서 보통 아버지와의 무의식적 근친상간 관계로 유도된다. 증가된 에로스는 다른 사람의 인격을 이상하리만치 강조한다. 어머니에 대한 질투가 생겨나 어머니를 능가하려는 것이 후반의 여러 활동의 지표가 되며 이것은 흔히 파괴적인 성격을 띤다.

 

c. 어머니와의 동체성

여성의 모성 콤플렉스에서 에로스의 강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머니와의 동체성이 일어나서, 자신의 여성적 활동의 마비가 일어난다. 자신의 본능 세계, 모성 본능 또한 에로스의 무의식성 때문에 자기 고유의 인격은 어머니에게 투사된다. 이런 여성들은 어머니라는 것, 책임감, 개인적인 유대감, 에로스적인 요구를 생각나게 하는 모든 것이 열등감을 자극하고 그로부터 도망치게 만든다. 물론 그들은 어머니에게 도망간다. 어머니는 딸이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살아내는, 말하자면 초인격이다. 어머니는 본의아니게 딸의 숭배를 받은 채 딸이 살아가야 할 모든 것을 미리 살아버린다. 딸은 줏대없이 어머니에 매달려 있는 것에 만족하는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이를테면 자기 의지에 반하여 차츰 어머니의 폭군으로 군림하려고 하는데, 그것은(212)당분간은 우선 완전한 충성과 순종이라는 가면 아래 있다. 그녀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존재로 살면서 종종 눈에 드러날 정도로 어머니에 의해 흡수되고, 어머니의 삶은 딸에 의한 지속적인 수혈에 의해 그 수명을 연장한다.

 

d. 어머니에 대한 저항

p213 : 그녀의 본능은 모두 어머니에게 저항하는 양상으로 집중되어 있고, 그 때문에 자신의 고유한 삶을 형성하는 데는 몹시 서투르다. 자기 고유의 삶을 이루어야 할 때가 오면, 예를 들어 결혼할 때도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그 결혼을 이용하지만, 짓궂은 운명이 본질적으로 어머니와 같은 성격 특성을 가진 남자를 그녀에게 들이밀도록 한다. (214) 어머니에 대한 저항으로부터 때로는 어머니가 더 이상 없는 그런 영역을 만들어낼 목적으로 오성이 저절로 발달된다.

 

C. 모성 콤플렉스의 긍정적 측면들

a. 어머니

p217 : 어머니는 아이들의 최초의 세계이면서 어른의 최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남성의 모성 콤플렉스는 결코 순수하지 않다. 그것은 언제나 아니마의 원형과 혼합되어 있어서 결과적으로 어머니에 대한 남성의 진술은 대부분 정서적 반응, 즉 흥분된 반응이 전제되어 있다.

 

b. 과도하게 항진된 에로스

p218 : 이런 유형의 여성은 그녀의 에로스의 뜨거운 빛을 모성성의 그늘에서 살고 있는 남성에게 보내 도덕적인 갈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갈등 없이 인격의 의식성은 있을 수 없다.

 

c. 딸에 불과함

p220 : 자기 고유의 본능이 마비되어 어머니와 동일화된 유형인데, 그렇다고 언제나 가망없는 무라고 할 수는 없다. 정상적인 범위에서는 오히려 강력한 아니마의 투사를 통하여 빈 그릇을 채울 가능성이 있다. 그녀는 남성 없이는 자기 자신에 접근할 수 없다. 그녀는 어머니에 의해 자신의 인격성이 사실상 강탈당한 상태에 있다.

 

D. 부정적인 모성 콤플렉스

이런 여성은 상대 남자에게 불쾌하고 바라는 게 많으며, 거의 만족을 모르는 동반녀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모든 노력은 자연스러운 근원적 토대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거역하기 때문이다.

 

4. 요약

p227 : 도덕적 이중성을 지닌 야훼는 한편으로는 절대적으로 선한 신이 되었고, 그에 대립하여 마귀가 모든 악을 한 몸에 지니게 되었다.

그림자는 저급한 지옥으로 추락해 그곳에서 마귀 할멈으로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생활을 영위한다. 감정 가치의 발달 덕분에 밝고 자비로운 여신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고양되었지만, 마귀를 통해서 묘사되어야 할 어둠은 이제 인간에 국한하여 존재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런 독특한 양상은 주로 기독교가 마니주의적 이원론에 기겁을 한 나머지 온 힘을 다해서 유일신교를 지키려 했기 때문에 발달(228)한 것이다.

p228 : 서방은 심리적 경영을 잘못하여 파멸에 이르렀다. 즉 집어 삼킨 악 이외에 선까지도 자기 것으로 삼기 위해, 인간에 의해 길들여지지도 않았고 또한 길들일 수도 없는 심적인 위력, 말하자면 신격 그 자체를 부인해야 할 정도가 된 것이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에서 신적인 모순을, 죽음을 극복하지 못한 인간의 좁은 집에 가두어둠으로써 무너져버린 인간의 심리를 표현한 것이다.

 

p229 : 정신은 단일성과는 거리가 멀고 그와 반대로 서로 용납되지 않는 충동, 억제와 격정이 부글거리는 혼합물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 갈등 상태는 너무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어서 신학이 그렇게도 칭송하는 구원을 소망할 정도다. 무엇으로부터의 구원이란 말인가? 당연히 무척이나 의심쩍은 정신 상태로부터의 구원이다. 의식의 단일성 또는 이른바 인격의 단일성은 결코 진실이 아니라 사람들의 바람일 뿐이다.

 

p231 : 여성에게는 어머니가 그녀의 의식적인 성의 역할에 상응하는 삶의 유형이 된다. 그러나 남성에게는 어머니가 체험해야 할 낯선 대자의 유형이며, 잠재된 무의식의 상들의 세계로 가득 채워져 있다.

따라서 어머니는 특히 남성에게 처음부터 상징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므로 남성이 어머니를 이상화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러한 이상화는 사실상 은밀한 재앙막이이다. 우리는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할 때 그것을 이상화한다. 두려움의 대상은 무의식이자 그 마술적 영향력이다.

 

p236 : 연금술의 쇠퇴로 말미암아 정신과 물질의 상징적 통일성은 무너지고, 그 결과 현대인들은 자기 뿌리를 상실한 채 혼이 빠져나간 자연에 낯설게 서 있는 것이다. 연금술은 대극의 합일을 나무의 상징에서 보았다. 그러므로 자기의 세계에서 더 이상 편안하지 못하며, 자신의 존재 근거를 현재에서도, 과거에서도, 또한 아직 오지 않을 미래에서도 찾지 못하고 있는 현대인의 무의식이, 세계에 뿌리박고 하늘 꼭대기를 향해 자라는 인간을 의미하는 세계수의 상징을 다시 붙잡으려 한다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상징의 역사는 나무가 불변의 영원한 존재로의 길이며 성장임으로 묘사하고 있다.

 

6. 어린이 원형의 심리학에 대하여

1. 들어가는 말

p247 : 어린이 주제는 주로 노이로제 환자 치료에서 무의식을 분석하면서 이루어지는 개인의 성숙 과정에서 가장 분명하고 의미 있게 나타난다. 나는 이것을 개성화 과정이라고 불렀다. 이 과정에서 그것들은 점차 형상화된 환상의 형태로 직접 의식으로 흘러들어오거나, 꿈의 형태로 의식되거나, 마지막으로 적극적 명상으로 의식화된다.

 

2. 어린이 원형의 심리학

a. 과거의 상태를 의미하는 원형

p249 : 어린이 주제는 집단정신의 의식적 유소아기의 측면을 나타낸다. (250) 종교적 수련, 즉 신화적인 사건을 되풀이해서 이야기하고 그 제의를 반복하는 것은, 항상 어린 시기의 상과 그에 연관된 모든 것을 의식에 다시금 제시하여 근원적인 조건과의 결합이 단절되지 않게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b. 원형의 기능

p251 : 의식은 이미 내재하고 있는(252)어린이 상태를 통한 보상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나태, 정체, 회의적 태도, 불평 불만, 보수주의, 소심증, 편협한 소견의 표현 등으로 일컬어진다.

 

c. 원형의 미래적 성

p253 : 개성화 과정의 목표는 자기의 합성이다.

 

d. 어린이 주제에 나타나는 단일성과 다수성

 

e. 어린이 신과 영웅 어린이

p255 : 어린이의 숙명은 자기의 엔텔레키 혹은 자기의 생성시에 일어나는 정신적인 사건들을 나타낸 것으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

 

3. 어린이 원형의 특수한 형상학

a. 어린이의 버림받음

p258 : 어린이는 자립하여 성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자신의 근원으로부터 분리되지 않고서는 성인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버림받음은 부수적인 현상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의식이 대극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써는 갈등이 극복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은 근원으로부터 떨어져나가야할 필요성을 자신에게 가르쳐줄 어떤 상징을 필요로 한다. ‘어린이의 상징이 의식을 유혹하고 사로잡으면서 구원의 작용이 의식에 침투하면, 의식이 할 수 없었던 갈등 상황으로부터의 결별이 완수된다.

 

b. 정복할 수 없는 어린이

p261 : 어린이는 모든 자연스런 본능의 힘으로 무장된, 다르게 할 수 없음을 말한다. 반면 의식은 항상 자칭 다르게 할 수 있음에 빠져있다.

 

c. 자웅동체의 어린이

p266 : 남성의 경우 의식만이 남성의 징후로 드러나고, 무의식은 여성적 특징을 지닌다. 여성의 경우는 그 반대다.

 

d. 시작이자 마지막 존재로서의 어린이

p270 : 시작하는 존재는 인간 존재 이전에 있었다는 의미이며, 마감하는 존재는 인간이 사라진 뒤에도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어린이가 의식 이전과 의식 이후의 인간 존재를 상징한다는 뜻이다.

 

4. 맺는 말

p273 : 개인의 유아성의 최초의 상태는 버려지는오해된그리고 불손한 요구로부터 부당하게 다루어진 어린이의 상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의 영웅의 현현(두번째 동일시)은 그에 상응하는 자아의 팽창으로 나타난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큰 요구는 자기가 무슨 특별한 존재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혹은 요구가 성취될 수 없게되면 자신의 열등성이 증명되어 영웅적인 인내자(부정적 팽창)의 역할을 하기에 이른다.

의식적인 열등감과 무의식적 과대망상증, 두 번째 동일화의 암초를 돌아가게 된다면 의식의 사건은 무의식의 사건과 명확하게 분리될 수 있고, 그래서 무의식의 사건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됨으로써 무의식과의 대면이 가능해지고, 인식과 행위에서 의식적 요소와 무의식적 요소의 합성 가능성이 생겨난다. 이로써 인격의 중심이 나에서 다시금 자기로 옮겨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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