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9 Dec 2020 프로이트 – 정신분석에서 드러난 몇 가지 인물 유형과 범죄/일탈 (콩빠)
들어가기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아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과소평가하였다.
범죄와 일탈이 사회적인 영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에 대처하기 힘든 정신분석학은 그 한계가 극명하다는 것이다. 자아형성을 지원하고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를 공부하면서, 내가 동전의 한 면만 보고 판단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정신분석학이 프로이트의 <자아와 이드>에 뿌리를 두고 있고 안나 프로이트의 <자아방어와 기제>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라캉의 비판은 이 자아심리학자들이 지나치게 개인의 사회 적응성 문제에 집착하다가 무의식의 치열성, 절대적 타자성 등 프로이트 본래의 통찰력을 덮어 버릴 수 있다는 데서 나왔다.” (박찬부, 정신분석학에서 본 삶과 죽음의 문제 (해설). 프로이트 지음, 윤희기/박찬부 옮김,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 열린책들 2018, 506쪽)
아래는 범죄와 일탈을 프로이트 시각에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요약한 프로이트 문헌은 다음과 같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정신분석에서 드러난 몇 가지 인물 유형”. 프로이트 지음, 정장진 옮김, <예술, 문학, 정신분석>, 열린책들 2020, 355-398쪽
(Einige Charakertypen aus der psychoanalytischen Arbeit(1916).
- 지그문트 프로이트 “궤테의 ‘시와 진실’에서 나타난 어린 시절의 추억”. 프로이트 지음, 정장진 옮김, <예술, 문학, 정신분석> 열린책들 2020, 399-413쪽 (Eine Kindheitserinnerung aus Dichtung und Wahrheit(1917).
1. 셰익스피어 – 리처드 3세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에 받은 선천적인 피해를 내세우며 자연과 운명을 당당히 비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찍부터 손상된 나르시시즘(Narzissmus)과 자기애(Eigenliebe)에 대해 우리는 모두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프로이트 364쪽)
프로이트에 의하면 “리처드가 자신의 못생긴 외모를 묘사하면서 보여주었던 정확성과 쓰라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비록 악한이었지만 우리가 그와 함께 갖고 있은 것에 대해 우리는 의식하게 되고 이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균형 잡힌 몸을 내게 주지 않음으로써 자연은 나에게 심각한 불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인생은 나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했고, 나는 이 요구를 뿌리칠 수 없었다. 나에게는 예외일 권리가 있고, 다른 사람들을 망설이게 하는 번민들을 과감히 넘어설 권리도 있다. 나 자신이 불의의 희생자임으로 불의를 저지르는 것도 내게는 허락되어있다”(프로이트 364쪽)
2. 셰익스피어 – 맥베스
성공을 위해 강인하고도 냉정하게 싸워왔지만 성공을 거둔 후 쓰러지고 마는 인물이 있다면, 아마도 셰익스피어의 레이디 맥베스일 것이다.
“자 오너라, 악령들아,
사람을 죽이는 생각에 몰두해있는 악령들아
와서, 나를 여자가 아니게 해다오,
(중략)
이 여인의 품속으로 와서.
쓸개즙 같은 내 젖을 먹으라, 이 살인의 도구들이여!”
(맥베스 제1막 5장 – 프로이트 370쪽에서 인용)
“모든 일이 헛수고다. 허망할 뿐이다.
뜻이 이루어져도 만족을 얻을 수가 없잖은가,
살인을 하고 꺼림칙한 기쁨에 사로잡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살해당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맥베스 제3막 2장 – 프로이트 371쪽에서 인용)
그녀는 시해를 저지른 날 밤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몽유병 환자가 되고 만다.
”맥베스에게 아이가 없었다는 것과 그의 아내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이었다는 것은 대를 이어간다는 성스러운 일에서 그들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응징이었다. 맥베스가 아이들에게서 그들의 아버지를 빼앗고 아버지에게서는 아이들을 빼앗았기 때문에 그 자신 아이를 가질 수 없었고, 레이디 맥베스 역시 그렇게 해서 살인의 정령들에게 그녀가 간청했던 대로 자신의 여성성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 여기서 레이디 맥베스의 병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해 그녀의 불경스런 대담함이 회한으로 바뀌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그녀의 반항을 볼 수 있다.“ (프로이트 375쪽)
3. 입센 – 로스메르스홀름
입센은 그의 빼어난 솜씨가 돋보이는 작은 묘사들을 통해 레베카라는 인물을 만들어 놓았다.(프로이트 387쪽)
“베스트박사가 자신의 아버지였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을 때, 그것은 그녀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박사의 의붓딸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사내의 정부(情婦)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로스메르스홀름에서 그녀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 ”로스메르스에 대한 사랑과 그의 부인에 대한 증오, 이 모두는 어머니와 베스트 박사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던 것의 재판(再版)이었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결과들이다.(프로이트 391쪽)
정신분석 작업을 통해 우리는 흔히 그렇듯이 욕구 불만의 결과로 병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성공의 결과로 병을 일으키는 윤리 의식의 힘은 거의 모든 죄의식의 경우에서처럼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관계, 즉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프로이트 392쪽)
4. 궤테 – 시와 진실
어느 화창한 오후 나는 “내게 사준 접시와 항아리를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별로 흥이 나지 않는 나는 접시를 하나 집어 길가로 던졌다. 나는 접시가 이상한 모양으로 깨지는 모양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있었다. ... 형제들이 그때 소리를 쳤다 ... ‘한 번 더 해봐!’ 나는 돌이 깔린 길 위로 다시 그릇을 던졌고 그때마다 ‘또 해봐! 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궤테, 시와 진실 - 프로이트 400쪽에서 인용)
“나는 운이 좋은 아이였다. 태어났을 때 사람들은 나를 죽은 것으로 알았으나 운명이 나를 살려냈다. 운명은 나 대신 동생을 제거했고, 그래서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나누어 가질 필요가 없었다.”( 프로이트 412쪽에서 인용)
어떤 사람이 자신의 어머님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생각하고 있을 때 그는 이 생각으로 인해 평생 정복자인 감정 상태를 갖게 된다. (프로이트 413쪽) 프로이트는 궤테가 “나의 힘은 어머니와 나와 관계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라는 표현을 알고 있었다면 자서전을 시작하기 전에 한 줄 인용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프로이트 413쪽)
5. 프로이트와 범죄심리
1) ‘예외들’
정신 분석적 작업은 환자가 가까이에 있는 즉각적인 쾌락을 단념하도록 유도하는 일을 끊임없이 수행해야 한다. 환자는 “쾌락을 잠시 유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비록 그것이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즉각적인 쾌락을 더욱 안전한 쾌락과 바꾸는 것을 배워야 한다. 혹은 다른 말로 하면, 환자는 의사의 지사에 따라 ‘쾌락원칙(Lustprinzip)을 현실원칙(Realitaetsprinzip)으로 이행’하는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이 이행은 성숙한 인간을 어린이와 구별시켜 주기도 한다.” (프로이트 359쪽)
그런데 환자들에게 이렇게 어떤 쾌락충족(Lustbefriedigung)을 잠정적으로 포기하도록 요구할 때, 의사의 요구에 강렬하게 저항하곤 한다. “자신들은 고통을 충분히 당했고 박탈도 겪을 만큼 겪었다고.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자신들에게 새로운 요구를 하지 말아 달라고. 이제 더 그 어떤 마음에 들지 않는 계율에는 굴복할 수 없다고.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을 <예외>라고 생각하고 있고. 계속해서 그렇게 남아 있으려 하기 때문이다.”(프로이트 360쪽)
이런 부당함에서 환자들이 끌어낸, 특권들,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불복종은 훗날 신경증으로 폭발하는 갈등들을 한층 첨예화시키는데 적지 않게 이바지하게 된다.(프로이트 361쪽)
2) 성공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사람들
신경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한 인간의 리비도적 욕망과 우리가 자아라고 부르는 부분들 사이에 갈등이 있어야 한다. (프로이트 366)
그런데 “스스로 근거가 있다고 생각했고, 또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어떤 욕망이 충족되는 순간 병이 걸리는 일이 종종 사람들에게 일어난다는 것을 의사처럼 목격할 때면, 사람들은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프로이트 366)
욕구 불만을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으로 구분해서 생각하면 모순은 해결된다. “리비도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이 실제로 현실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면 외적인 욕구 불만이 생긴다. 그것 자체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 외적인 욕구 불만은 내적인 욕구 불만과 연결되기 이전에는 병이 되지 않는다.” 갈등은 억압된 무의식에 의한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얻어지는 대리만족과 함께 발생한다.(프로이트 368쪽)
3) 죄의식으로 인해 죄인이 되는 사람들
프로이트의 견해에 의하면 “죄의식은 죄를 저지르기 이전에 이미 먼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죄에서 죄의식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죄의식으로부터 죄가 비롯되고 있다고 말이다.”(프로이트 394쪽)
정신분석 작업이 끝나고 나면 이 기원을 알 수 없는 죄의식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온다는 사실을 매번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죄보다 먼저 존재하는 죄의식은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성적 관계를 갖는다는 두 개의 큰 죄에 대한 반응이다.(프로이트 394쪽)
또 다른 답은 정신분석 작업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를 보면 아이들이 처벌을 받기 위해서 <나쁜 사람>이 된다는 것과 벌을 받고 나면 조용해지고 만족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훗날 어른으로 성장했을 때 행하는 분석적 탐구도 종종 아이들이 처벌을 찾게 했던 죄의식의 흔적에 집중하게 된다.”(프로이트 395쪽)
프로이트는 니체도 <죄의식으로 인해 죄인이 되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하였다. “죄의식의 선재성과 행위에 의존해서 죄의식을 합리화시키려는 성향은 <창백한 범죄자>를 두고 차라투스라가 한 말들 속에 투명하게 들어나 있다. 얼마나 많은 죄인들이 이러한 <창백한 죄인>일지는 미래의 연구에 맡겨두기로 하자.(프로이트 395쪽)
4) 유아기의 궤테
“그릇을 깨뜨리는 아이는 자신이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또 그 일로 인해 어른들에게 혼이 날 것이라는 사실도 안다. 그런데도 아이가 행동을 자제할 수 없었다면 그것은 아마도 아이가 부모들에게 원망을 품고 있었고, 그 원망을 풀 수 있는 상대도 부모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못된 아이라는 것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프로이트 407쪽)
깨뜨리는 행위와 깨진 물건들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쾌락이라면, 단지 물건들을 깨뜨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아이가 물건들을 창문 너머의 길가로 내던졌다는 것은, 따라서 쉽게 이해되지 않은 행동이다. 그런데 이 <밖으로> 던져졌다는 사실은 숨어 있는 동기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새로 나타난 아이는 <사라져야만 했다>.(프로이트 407-408쪽)
나오기 - 비판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인간은 근본적으로 반사회적 존재로 태어났다고 한다 (태어난 범죄자). 그러나 이것은 지속적인 교육으로 해결될 것이다. 양육이 잘못되면 “자아(ego)”는 더 이상 “이드(id)”와 “초자아(Superego)”사이를 적절하게 중재할 수 없다. "이드" 또는 "초자아"가 너무 우세하면 범죄가 발생한다.(출처: Kriminologie in der Prüfung: Die persönlichkeitsorientierten Kriminalitätstheorienhttps://www.lecturio.de/magazin/persoenlichkeitsorientierte-kriminalitaetstheorien/)
나중에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고 범죄에 따른 처벌을 통해 만족을 추구한다는 이론을 추가하였다.
논라적으로는 흥미롭지만, 경험적 증거를 제공할 수 없으므로 범죄과학에서 이러한 접근 방식의 유용성은 제한적이라고 한다.(상게서)
“희생양 이론”은 프로이트의 이론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이것은 사회가 그들에게 죄책감을 버리고 처벌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범죄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상게서)
'세미나 발제문 >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술,문학,정신분석」프로이트 도스토옙스키와 아버지 살해 2020.12.16 바다사자 (0) | 2020.12.16 |
---|---|
「예술, 문학, 정신분석」 프로이트 / 두려운 낯설음 / 201208 / 화니짱 (0) | 2020.12.09 |
예술, 문학, 정신분석 /세 상자의 모티프 ~ 덧없음/ 20.12.02 / K (0) | 2020.12.01 |
예술, 문학, 정신분석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년의 기억 /20.11.25/콩빠 (0) | 2020.11.25 |
예술, 문학, 정신분석-프로이트/ 작가와 몽상 외 / 20.11.25/ I.J (0) | 2020.11.25 |
- Total
- Today
- Yesterday
- 야생의사고
- 브루스커밍스
- 공화국
- 이데올로기
- 계급투쟁
- 집단심리
- 무엇을할것인가
- 헤게모니
- 스피노자
- 생산관계
- 알튀세르
- 이탈리아공산당
- 개인심리
- 로마사논고
- 한국전쟁의기원
- 생산양식
- 루이 알튀세르
- 프롤레타리아 독재
- 의식과사회
- 검은 소
- 옥중수고이전
- 옥중수고
- 안토니오그람시
- 마키아벨리
- 루이알튀세르
- 레비스트로스
- virtù
- 딘애치슨
- 신학정치론
- 그람시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