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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고등 학술 기관의 내외 조직에 대하여
고등 학술기관(p. 149):
- 주안점은 학문, 학문을 깊고 넓게 다룸.
- 국가의 도덕적 문화를 위해 행해지는 모든 일들이 모이는 정점
- 그 자체로 합목적적으로 준비된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교육을 위한 재료들을 제공
- 내적 목적: 객관적인 학문을 주관적인 교육과 연결
- 외적 목적: 완결된 중등학교 수업을 새로 시작하는 대학의 자기 주도적 연구와 연결
각가의 대학은 최대한 학문의 순수 이념과 마주할 때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고독과 자유야말로 이곳을 지배하는 원칙이다.
중등 교육 기관들이 완결된 지식들만을 다루고 가르치는 것과 달리, 학문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다루고 항상 연구에 정진하는 것이야말로 고등 학술 기관의 특성이다(p. 150).
대학의 선생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양자 모두가 학문을 위해 존재한다.
우리가 고등 학술 기관이라 부르는 것은 국가에 존재하는 모든 체제로부터 독립해 내적 노력과 외적 여가를 학문과 연구에 바치는 사람들의 정신적 삶이나 다름없다.
국가는 …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오히려 항상 방해가 될 뿐이라는 점, 국가가 없으면 일이 훨씬 더 잘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만 한다(p. 151).
학문(p. 152)
- 아직 완전히 발견되지 않은 어떤 것
- 결코 완전히 별견될 수 없는 것
- 부단히 그 자체로서 추구해야 함.
- 내면에서 유래하고 내면에 심어질 수 있는 학문만이 성격을 개조.
우리가 실제로 학문을 추구하는 것을 멈추고, 학문이 정신의 심연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수집을 통해 포괄적으로 병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모든 일은 돌이킬 수 없게 영원히 망하고 만다.
국가와 인류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지식과 말이 아니라 성격과 행동.
(학문의) 잘못된 길을 영원히 방지하기 위한 정신의 삼중 노력(p. 153)
1) 모든 것을 하나의 근본적인 원칙으로부터 끌어낸다.
2) 모든 것을 하나의 이상에 맞도록 만든다.
3) 저 원칙과 이 이상을 하나의 이념으로 결합한다.
내부를 위한 요청의 만족
- 학문을 그 자체로서 추구한다는 원칙이 고등 학술 기관에서 지배적이 됨.
- 통일성도 완벽성도 결여되지 않음.
국가와의 관계에서의 외적인 것
국가는 단지 모여져야 하는 사람들의 선별을 통해 정신적 힘의 풍부함(강함과 다양성)과 그 힘의 활동에 있어서의 자유만을 염려하면 됨.
활동에 투입되어야 하는 사람들의 선발
조직 법률
보조 수단: 공허한 수집물의 집적을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지 말아야 함.
국가는 대학을 일반 고등학교나 특수 학교처럼 다뤄서는 안 되며, 학술원을 기술적이거나 학술적인 교섭 위원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p. 156).
일반 학교들이 고등 학술 기관들을 적절히 돕도록 정비하는 것 역시 국가의 의무이다.
대학은 단순히 일반 학교와 동일한 종류의 보충 기관, 단지 더 높은 학년이 아니며 일반 학교에서 대학으로 들어가는 것은 청년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획을 긋는 일이고, 일반 학교는 그 준비가 성공할 경우 학생들이 육체적‧도덕적‧지적으로 자유와 자율로 건너갈 수 있고 속박에서 풀려 게으름이나 실제적인 삶으로 넘어가지 않고, 그때까지는 단지 멀리서만 제시되었던 학문으로까지 자신을 들어 올리려는 열망을 품도록 만든다(p. 156).
동일한 노력과 동일한 재능이라도 이와 다르게 준비되는 경우 일순간에 혹은 교육이 완결되기 전에 실용적인 행위 속에 파묻히거나 이로써 심지어 실용적인 행위에도 쓸모없이 되어버리고, 혹은 더 높은 학문적 노력 없이 개별적 지식을 통해 흩어져버린다(p. 157).
고등 학술 기관들의 분리 근거와 고등 학술 기관의 다양한 종류에 대하여
고등 학술 기관은 대학과 학술 및 예술원으로 이해된다.
대학과 나란히 학술원을 설립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실제로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가?
각각의 기관에 단지 그곳에서만 가능한 종류의 활동을 부여하기 위해서 어떤 영향권을 각각에 따로 혹은 양자에게 공동으로 지정해야만 하는가?(p. 158)
대학에는 단지 강의와 학문의 보급만이, 학술원에는 학문의 확장이 지정된 것으로 설명한다면, 이것은 대학에 명백하게 부당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학문의 진행은 항상 다수의 더 힘세고 강건하며 젊은 두뇌들 속에서 이리저리 조사되는 대학에서 분명 더 빠르고 생동적이다.
두 연구 기관을 생기 있는 활동 안에서 유지시키려면 각각의 활동이 분리되어 있을지라도 개별적인 구성원들이 배타적으로 어느 한쪽 연구 기관에만 소속되지 않는 방식으로 이들을 서로 결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p. 160).
대학과 학술원 사이에 경쟁과 대립 그리고 상호작용이 생겨나, 이 기관들에서 활동의 과잉이나 결여를 해결해야 할 경우, 이들이 서로 견제해 스스로 균형을 잡게 된다(p. 161).
많은 학자가 결국 대학교수이며 학술원 회원이어야 하되, 두 기관은 단지 자신에게만 속하는 사람들 역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학교수의 임명은 전적으로 국가에 귀속되어야 한다(p. 162): 대립 마찰에 유용.
그러나 학술원 구성원의 선발은 학술원에 일임되어야 하고 단지 쉽게 얻어지지 않는 왕의 승인과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 일치의 원칙과 학문의 순수성 보장
고등 학술 기관 인원 선발의 교정 수단: 공평무사, 선발 시기 분산 가능, 편파성으로부터의 안전
대학과 보조 연구기관은 더 많이, 학술원은 더 적게 하지만 모두가 국가의 지도와 감독하에 있다(p. 164).
학술원과 대학은 양자 모두가 동일하게 대립적이다.
보조 연구 기관은 양자가 모두 사용하고 감독한다.
해제: 활동적 삶과 관조적 삶의 건강한 조화
훔볼트와 인본주의 교육사상
훔볼트
- 현대 교육학과 언어학 등 문화 영역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본주의 사상가
- 신성로마제국의 멸망,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의 등장에서 몰락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의 중심부에서 역량을 발휘한 외교가
- 프로이센 개혁의 중심부에서 인본주의에 입각한 헌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베를린 대학과 같은 고등 교육 기관의 설립에 관여한 개혁적 현실 정치가
인간 정신의 수동성과 자발성의 연결관계에서 시작해, 인간 교육의 각 영역들과 학문 붐ㄴ과들에 대한 고찰을 거쳐, 개별 교육에 있어 각 개인들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보편적인 인류의 정신을 밝히고 이를 훈육하려는 그의 교육 이론은 이미 그 단초에서부터 개별 과학으로서의 교육학의 영역을 넘어선다(p. 168).
교육이 단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의 양성만을 강조하고 그에 따라 인간의 왜소화가 보편적인 상황이 돼버린 지금, 우리는 다시 그의 전인적 교육의 이상에 대해 성찰해보아야 할 것이다. 교육의 담지자인 인간이 세계와 맺는 관계와 이 관계 맺음의 방식을 통해 형성되는 인간의 성격을 교육의 중심에 놓고,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변화하지 않는 인간 본성과 성격의 훈육을 강조한 훔볼트의 교육 이론이 이 시대의 문제를 푸는 데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훔볼트의 생애와 사상
빌헬름 폰 훔볼트는 독일 프로이센 왕국의 수도인 베를린 근교에 위치한 포츠담에서 1767년 6월 22일에 태어났다.
유복한 환경은 훔볼트에게 적대적인 주변 환경의 압력에 대한 자유와 독립성을 보장했고, 특정한 분야나 당파에 치중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연구하며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었다(p. 170).
(1) 유년기와 교육
훔볼트의 부모는 그를 개인 교사를 통해 교육했고, 이들의 교육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의 유명한 지성인들(쿤트, 앙리에트 헤르츠)이 가정교사로 훔볼트 형제의 교육을 담당했다(p. 171).
(2) 바이마르 고전주의자들과의 교제
1789년 여름에는 혁명이 진행 중이던 파리를 여행(p. 172).
그 해 크리스마스 휴가에 실러와 괴테를 만남. 당시 괴테와 실러의 이상이기도 했던 ‘이념을 위한 이념 속에서의 삶’이라는 목적이 뚜렷해지는 계기가 됨. 이 시절의 훔볼트에게는 자아 완성의 사상에의 열망과 오직 고대 그리스‧로마를 통해서만 이 열망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지배적이었음.
신인본주의 시대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대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존중은 훔볼트를 자연스럽게 독일 고전주의자로 이끌어 감(p. 173). 1794년 훔볼트는 실러가 살고 있던 예나로 이사. 그는 이 시절 실러와 괴테와의 교제에서 날카로운 분석가이자 비평가, 조언자 역할을 함.
(3) 바티칸 외교관 시절
로마 교황청 주재 프로이센 공사 참사관직에 지원하여 로마로 이주하고 이후 6년간을 외교관으로 지냄(p. 174).
훔볼트에게는 연구를 통한 자기 만족과 인간적인 행복이라는 측면에서 영원한 영감을 제공하는 도시 로마의 매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음.
(4) 교육 개혁가
18세기 독일에서 계몽된 절대 왕정 체제의 고전적인 국가였던 프로이센에서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와의) 이 불평등 조약 이전에 이미 칸트의 사상에 영향 받은 고위 정치가들과 장교들을 중심으로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p. 175).
전화의 참상 속에서도 프랑스 혁명을 통해 국민의 가슴에 불어넣어진 자유에의 열망을 반영하고, 또 그것을 통해 국민의 책임 의식을 고취함으로써 국가와 민족에 새로운 전기를 열려는 시도가 바로 사회 전반에 걸쳐 행해진 프로이센의 개혁운동이다(p. 176).
모든 개혁은 새로운 타입의 인간을 요청하기에, 프로이센의 개혁에 있어서 교육 개혁은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밖에 없다. 독일 자유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훔볼트는 이미 1792년에 쓴 <국가 활동의 한계 규정 시도를 위한 생각들>에서 국민을 신민으로 여기는 보수주의적 왕정의 원칙과 대립되는 인간 자유의 원칙과 새로운 인간상을 천명하고 있다(p. 177).
교육 부문의 개혁 책임자로 인간에 합당한 전인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훔볼트가 지명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p. 178).
훔볼트는 그가 직을 맡은 비교적 짧은 16개월 동안에 프로이센의 교육 체제를 초등학교, 김나지움, 대학의 3단계로 구분하여, 초등학교와 김나지움을 위한 교안, 교사 양성 제도, 시험 제도 등을 빠르고 통찰력있게 정비하고, 재정 조달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들까지 제시한다(p. 179).
국가가 모든 학교를 감독하고, 의무 교육이 실시되며 공무원 자격 기준의 인증이 행해지게 된 것도 모두 훔볼트 교육 개혁의 성과이다. …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교사의 임금을 올리고 사범 대학을 통해 교사를 양성하자는 그의 주장도 현대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훔볼트의 귀족주의적 성향 때문에 그의 교육 이념은 때로 선택된 소수만을 위한 고등 교육을 지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고, 실제로 약 30퍼센트 남짓의 독일의 대학 진학률이 그 증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그러나 훔볼트가 의도했던 것은 보편적인 전인 교육의 이념을 실현하는 일이었다(p. 180).
그의 입장은 실제적인 삶에서의 합목적적인 기능적 지식의 전수를 강조하는 계몽주의의 공리적인 교육관과 대조되는 입장이며, 전인 교육이 훔볼트 교육 이념의 핵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p. 181).
여전히 신분 사회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던 프로이센의 다른 개혁 부문과 달리, 훔볼트가 진행한 교육 개혁은 처음부터 신분 질서에 입각한 어떠한 형태의 교육도 배제한 것이었다.
정치적인 영향력 없이는 자신의 의도대로 개혁이 진행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은 훔볼트는 사직서를 제출한다.
(5) 빈 특별공사 시절
훔볼트는 빈에서 처음부터 프란츠 황제와 비스마르크를 나폴레옹에 대항하는 대동맹에 참여시키려는 작업에 착수했다(p. 182).
이 시절의 훔볼트는 독일이 프로이센의 지휘하에 계속적인 정복 전쟁을 수행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동맹의 개선과 제도화를 통하 안정을 꾀했으며, 오히려 정치와 무관한 정신과 학문의 연마가 독일 민족의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6) 비교언어학의 창시자
1822년에 쓴 <역사 저술가의 과제에 대하여)는 그 후 랑케에서 딜타이에 이르는 역사 서술 이론을 선취한 것으로 평가된다(p. 184).
1811년의 <전체 언어 연구에 대한 개론>으로 시작된 그의 언어에 관한 수 많은 글들은 다양한 언어들의 수집에서 시작해 유추 기관으로서의 언어에 대한 연구, 개별 언어들의 형태학, 언어를 통해 본 민족의 성격과 사고 유형에 대한 연구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연구들에는 ‘인간성의 표현으로서의 언어’라는 대주제가 도도히 흐르고 있다(p. 185).
언어 능력을 인류 공동의 재능으로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능력으로서 다루며 양자의 관계 속에서 이해의 문제를 성찰하는 그의 글들은 현대 생성 문법의 출발점이 되었고, 사고 형성의 기관인 언어를 하나의 동적인 활동이자 동시에 정적인 작품으로 나누어 관찰하는 그의 언어관은 소쉬르와 사피어 등의 언어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p. 186).
3. 번역한 텍스트들에 대하여
<인간 교육론>에서 훔볼트는 인간 교육의 개인적인 측면만을 다루고 개인으로서의 인간과 세계의 연관 관계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p. 187).
<인류의 정신에 대하여>는 인류의 정신이 개별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밝히고, 인간 정신의 수동성과 자발성이 갖는 비밀스러운 연관 관계를 조명하려는 의도로 쓴 글이다. … 여기에서 인류의 정신을 재구성해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정신의 자체 형성이라는 보편 개념을 제시하는 데 머무른다.
훔볼트의 정신 이론과 인간학적 교육론은 사회적 요구를 척도 삼아 진행되는 이러한 물질적이고 기능주의적인 교육 이론과 거리를 두고 정신의 자유 자체가 인간의 완성과 사회적 안전을 조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역설한다(p. 188).
훔볼트의 주장처럼 인간과 정신이 개인마다 독특하게 변화한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근대적 학문이 요구하는 노동의 분업과 전문화에 대한 수정이 요구되고, 외적인 결과보다 정신의 내면 상태를 중시하고, 인간 의지와 욕망의 내적 조화에 중점을 두는 전인적 성격 형성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국가는 최소한의 제도적인 지원 외에는 어떠한 간섭도 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인본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교육론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p. 192).
자신의 교육 이념의 핵심인 자주적 개인의 완성을 위해 훔볼트는 제도적인 보완으로 고등 교육 기관을 상정하고 있다. 자주적 개인은 이성의 사용을 통해 자기 규정과 성숙을 달성한 인간이다. 훔볼트의 또 다른 이상인 세계시민사회는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자주적 개인들의 연대를 통해 달성되는 사회이다(p. 193).
대학 본연의 임무는 학문의 순수 이념을 갈고 닦는 것이다. 학문적 자유는 기본적으로 대학의 독자성을 통해서 보장된다. 이 독자성은 대학 외적인 영향력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넘어서, 대학 내부에 있어서도 연구의 선택과 연구 조직의 결성이 연구자들의 재량에 맡겨져야 한다는 광의의 개념이다.
훔볼트의 대학 이념을 긍정적으로 수용한 사상가들로는 마르크스, 엥겔스, 니체, 프로이트, 아도르노, 아인슈타인 등을 들 수 있다(p. 196).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하버드, 예일 등 영국과 미국의 유수한 대학들이 각 민족의 특성에 맞는 변형을 거쳐 훔볼트적 이념을 받아들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4. 훔볼트 교육 이론의 현대적 의미
지구화는 현대인에게 사실 세계와 더 깊이 그리고 더 지속적으로 관여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에서 자주적이며 주권적인 판단을 내리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p. 196).
총체적 인간의 모습을 무시한 채 (경제적 이윤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이러한 기능과 전문 지식만을 습득함으로써 현대인은 대체 가능한 도구로 전락한다. 아도르노가 말하는 ‘얼치기 교양’의 특성인 사회에의 순응이 현대 교육의 목표이다(p. 197).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하지 않고는 지구화의 슬로건은 허상일 수밖에 없다. 자신이 얽혀 들어가야 할 일들과 그렇지 않은 것을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자만이 주권적이다. 참다운 혁신과 융퉁성 역시, 자유로운 사고에 기반을 둔 주권적 판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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