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내가 어떤 타자를 사랑하는데도 그 타자가 나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비극적인 사랑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비극일까요? 다른 방식으로 물어보도록 하지요. 내가 누군가를 사랑했을 때 그 사람도 반드시 나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사랑이 가지는 불확실성, 설렘, 두근거림 같은 감정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겠지요. 마치 음식을 주문하면 곧 바로 시킨 음식이 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실 나의 사랑이 타자의 사랑을 강제하지 못하는 비극이 발생하는 이유는 타자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자유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비극 앞에서 우리가 '자유'의 문제를 숙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도록 강..
월 만 얼마를 지불하면 개봉관에서 상영된 지 석달쯤 지난 영화를 무한정 볼 수 있다. 이 고마운 영화 상품 덕분에 작년 2월 퇴임 후 수백편의 영화를 보았다. 같은 영화를 두 번 본 경우도 많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한참 보다보면 이미 본 영화였던 것이다. 어제는 '인 디 에어'라는 영화를 보았다. 1년 322일 여행하며 고용주를 대신해서 직원을 해고하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남자가 주인공이다. 이 영화도 작년에 보고 어제 또 본 것이다. 영화가 거의 끝날 무렵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망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 속 한 장면이다. 급작한 해고 통보를 받은 한 남자가 이렇게 격분하며 항변한다. "내 나이가 57살인데 어디 가서 다시 직장을 구한단 말이요?" 붉고 늙스레한 얼굴에 머..
2017. 4. 14 줄기나 가지가 목질로 된 여러해살이 식물 나무에 대한 사전적 풀이다. 나는 나무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지상에 뿌리박은 가장 품격 있는 존재 나는 닮아가고 싶은 사람이 딱히 없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많지만 내 존재를 바꾸고 싶을만큼은 아니다. 부족해도 나 자신을 사랑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나무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나무의 넉넉한 멋스러움에 비해 좀스럽기만 한 나의 부족한 인간됨됨이 때문이리라. 내가 산을 자주 찾는 것도 나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니, 산은 산이고 나무는 나무다. 하지만 그 둘을 따로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산에 나무가 없다면 이미 산이 아닌 것이다. 오늘 나는 산(모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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