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음식쓰레기를 버리러 가는데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어제인지 그제인지부터 다리를 절지 않게 된 것이다. 내가 다리를 절기 시작한 것은 작년 구월부터다. 그 무렵 지병인 허리병이 다시 도진 뒤에 허리는 곧 나았는데 대신 왼쪽 다리를 절기 시작한 것이다. 의사에게 물어보니 허리 때문이라고 했다. 몇달 전부턴가는 오른쪽 엉덩뼈 부근에 혹이 생긴 것처럼 앉아 있기가 몹시 불편한 상태가 되었다. 의사 말로는 그것도 허리 때문이라고 했다. 두 세 차례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자 병원 가는 것도 그만 두었다. 그리고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산과 들로 마구 쏘다녔다. 매일같이 동네 야산의 흙길을 밟으며 딱딱해진 몸에 부드러움을 초대했고 주말에는 모악산을 오르내리며 근육을 키웠다..
연꽃은 7월 중순 이맘 때가 절정이다. 그럼 다음 주는? 역시 절정이다. 그럼 다다음주는? 역시 그렇다. 연꽃의 미덕은 절정의 순간이 오래 지속된다는 데 있다. 물론 하나의 연꽃이 오래 가는 것은 아니다. 연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한낮에는 오무라든다. 아침도 아침 나름이다. 연꽃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여침 여섯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집에서 덕진연못까지는 걸어서 사십분 거리다. 나는 걷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만 덕진연못까지 걸어서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걷기에는 너무 멀어서? 아니다. 설렘 때문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걸어서 가곤 한다. 일종의 습관 같은 거다. 대신 올 때는 시내버스를 타고 온다. 빨리 집에 가서 사진기에 담아온 연꽃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한 번 더 황홀해지고 싶어서겠다. 오늘..
슬라보예 지책의 에는 큰 타자(Big Other)라는 용어가 나온다. 이렇다할 설명도 없이 뜬끔없이 등장하는 이 용어를 붙들고 씨름하다가 오늘 아침에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았다. 여기서는 큰 타자의 개념이 다소 다르게 다가온다. 혹자가 자신은 전문가라고 생각한다는 것에는 몇 가지 심리적 조건들이 있다. 그 조건 중 하나는 그 사람 속에 자신에게 ‘전문가’라는 믿음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큰 타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큰 타자’(Big Other)란 개인의 정신 속에서 의미를 생성해내는 중심 위지, 장소, 개인을 둘러싼 보이지 않은 ‘환경’, 개인이 자의적으로 좌우하거나 소유할 수 없는 ‘초-주관적’ 타자를 지칭한다. 아이의 정신 속에서 최초의 큰 타자의 위치를 차지하는 대상은 ‘어머니’이며, 그 후 아버지..
마키아벨리 1469년~1527년 홉스 1588년 ~ 1679년 스피노자 1632년 ~ 1677년 루소 1712년 ~ 1778년 칸트 1724년 ~ 1804년 헤겔 1770년 ~ 1831년 맑스 1818년 ~ 1883년 니체 1844년 ~ 1900년 프로이트 1856년 ~ 1939년 뒤르켐 1858년 ~ 1917년 베르그송 1859년 ~ 1941년 베버 1864년 ~ 1920년 모스 1872년 ~ 1950년 바타유 1897년 ~ 1962년 라캉 1901년 ~ 1981년 푸코 1926년 ~ 1984년 들뢰즈 1925년 ~ 1995년
2017. 6. 10 햇볕이 뜨거워 다 늦은 오후에 집을 나섰다. 배낭에는 책 한 권과 물 한 병과 사과 한 알과 사진기가 들어 있었다. 오늘 산책지는 완주군 상관면 편백나무숲이었다. 전주 도심에서 시내버스(752번)을 타면 사오십분 쯤 걸리는 거리다. 갈 때는 책을 읽으면서 갔는데 올 때는 아니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늘 그랬던 것 같다. 행복하기 위해 더 이상 무엇을 할 필요 없는 상태랄까. 오늘 유월의 숲에서 굉장한 것을 본 것은 아니었다. 늘 보던 것들이었는데도 나는 마냥 황홀했다. 마치 권태를 모르는 어린 아이처럼...... 혹시 내 안에 그런 디엔에이가 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초라함과 갈망 사이에서 핀 꽃들, 사랑하지 않으면 그녀들의 목숨 건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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