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프로이트의 편지 / 김서영 / 아카넷 / 화니짱(19.07.23)
p48 : 프로이트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감정적 유대를 이루는 과정을 동일시라 부른다. 그것은 남의 일이 내 일이 되는 순간으로서 나와 무관하게 일어난 일이 내 마음속에서 재현되며 그 고통과 분노를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뜻한다.
p49 : 이론적으로 삶 충동과 죽음 충동을 구분하자면, 전자는 모으고 합하고 연대하는 방향으로 전진하는 충동인 반면 후자는 해체하고 분해하고 소멸하는 방향으로 후퇴하는 충동이라 할 수 있다. 죽음 충동은 외면화되어 외부 대상에 대한 공격 충동으로 드러날 수도 있고, 삶 충동과 연대하여 에로스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프로이트가 편지에서 설명하듯이 공격 충동이 내면화되면 근원적 죽음 충동과 또 다른 양상으로 기능할 수 있는데, 프로이트는 그것을 양심이라고 불렀다. 죽음충동이 두 가지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삶 충동 또한 에로스와 성 충동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p50 : 에로스는 삶의 방향을 향해 감정적 유대를 이루어나가는 에너지다. 반면 성 충동은 그 속에 에로스적 요소가 강할 때는 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사랑으로 이어지지만 그것이 파괴 충동의 지배를 받게 되면 절멸의 방향성을 띠게 될 수도 있다. 그러한 성 충동을 길들이는 것이 바로 승화이며, 프로이트는 승화를 문화가 지니는 기능의 일부로 간주한다.
프로이트는 동일시도 두 가지 방식으로 정의한다. 나쁜 동일시는 공격 충동에 기여하는 감정들로 유대를 이룬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쉽게 드러난다. 그것은 난민, 외국인, 다른 성에 대한 증오로 연대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원리로서 잘못된 동일시, 미숙한 동일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삶의 충동을 향해 정향된 좋은 동일시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폭력에 저항하는 감정적 유대를 말한다.
p54 : 자아란 세상의 이미지가 내부로 동화되어 각인되는 영역이므로 이제 통제되지 않던 충동들 위에 서사가 쓰이기 시작한다. (55) 프로이트는 아이가 인간이 되는 문화화 과정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해소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것은 외부의 이미지를 내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뜻하며, 본질적인 두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로 진정으로 원하는 대상과의 만남이다.
즉 대상의 부재 상태에서도 그 사랑을 간직하는 연습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외부에 있는 실제 어머니가 자신의 내부에 있는 대상으로서의 어머니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두 번째 단계는 아버지의 금기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어머니라는 외부 대상과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아의 중요한 부분이 조직된다면, 아버지와의 만남은 하나(56)의 자아가 또 다른 자아를 대면하는 과정을 촉발시킨다고 설명한다. 자아가 동일시하여 내면으로 동화시킨 아버지의 자아는 초자아라는 이름으로 자아를 감시하고 견제하게 된다.
여기서 프로이트가 강조하는 것은 초자아가 아닌 자아다. 그는 오히려 자아를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초자아의 경직성에 대해 경고한다. 자아는 이드와 같이 외부를 무시하지도 않으며, 초자아와 같이 외부에 복종하지도 않는 조직이다. 자아는 내부와 외부를 조절하며 관계 속에서 온전한 자신이 되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p92 : 칸트는 합리론과 경험론을 종합하는 데 성공한 철학자로서 프로이트가 경험론을 택할 때 그는 칸트 이전으로 퇴행하게 된다.
훗날 칸트를 심리학에 적용한 융을 배척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어린 시절의 선택 때문이다. (93) 모든 것을 실증적 자료에 기반하여 관찰하고 분석하고 판단하려 한 프로이트의 방법론은 정신분석에 도움이 되었지만, 현상 너머의 모든 것들을 외면하는 그의 태도는 정신분석을 보이는 것의 테두리 안에 가두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p97 : 프로이트는 교육이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장차 노출될 공격성에 스스로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 공격은 충동의 공격인 동시에 초자아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문화의 공격이기도 하다. 그는 초자아와 양심의 목소리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도록 교육시킨다면 아이는 세상으로 나아가 부딪히게 될 많은 역경들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고도 말한다. (100) 물론 충동을 막아내는 것은 문화지만, 만약 문화에 의해 개인의 자율이 전적으로 통제된다면 그것은 충동의 혼돈만큼이나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101) 그렇다면 자아를 비난하는 초자아의 목소리를 청소년들이 지침으로 삼아야 할 원칙이 아니라, 온전한 자신이 되기 위해서 버티어 겨루어야 할 장애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신분석에서 성숙함이란 충동의 혼돈에 빠지지도, 또 초자아의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하지도 않는 중도의 길을 뜻한다. (104) 프로이트는 충동적 이드와 가학적 초자아 사이에서 자아의 홀로서기를 돕는 주된 동력이 에로스라고 설명한다. (105) 에로스는 이드의 충동에 방향을 제시하여 충동에 목표를 부여하고 승화를 통해 충동의 대상을 변화시킨다. 내부 에너지의 총합은 이전과 같지만, 특정 대상을 향해 나아가는 목표 지향적 에너지는 혼돈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자아라는 그릇 속에 담기는 수많은 형상들과 사연들로 삶의 이야기가 쓰이는 것이다.
'세미나 발제문 >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스테리연구 / 프로이트 / 이론부분/ 화니짱/19.07.24 (0) | 2019.07.24 |
---|---|
히스테리연구 /사례연구2(루시, 카타리나, 엘리자베트) /초코 /19.07.24 (1) | 2019.07.24 |
“프로이트 전집 읽기” 세미나 OT자료 / 19.07.17 / 화니짱 (0) | 2019.07.17 |
분석심리학의 탐구3 – 자기와 자기실현 / 이부영 / 19.07.04/ 화니짱 (0) | 2019.07.04 |
분석심리학의 탐구2 – 아니마와 아니무스 / 이부영 /19.07.04/ 화니짱 (0) | 2019.07.04 |
- Total
- Today
- Yesterday
- 루이 알튀세르
- 신학정치론
- 의식과사회
- 이데올로기
- 브루스커밍스
- 야생의사고
- 스피노자
- 계급투쟁
- 로마사논고
- 헤게모니
- 알튀세르
- 마키아벨리
- 딘애치슨
- 안토니오그람시
- 레비스트로스
- 검은 소
- 공화국
- 한국전쟁의기원
- 개인심리
- 생산관계
- 무엇을할것인가
- 그람시
- 루이알튀세르
- 옥중수고
- 프롤레타리아 독재
- 생산양식
- virtù
- 집단심리
- 옥중수고이전
- 이탈리아공산당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