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 1. 지식의 의지 / 1∽2장 발제 / 2020. 1. 15. / 진달래 제1장. 우리, 빅토리아 여왕 시대풍의 사람들 17세기 초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자신의 성생활을 어느 정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상스러운 것, 추잡한 것의 코드가 19세기에 비해 느슨했다. 그러다가 빅토리아 여왕 시대 부르주아지의 단조로운 어둠이 닥쳐오게 된다. 부부중심의 가족이 성생활을 독점하고 성생활을 철저하게 생식기능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성의 역사를 억압 증대의 역사로 해석해야 할 오랜 두 세기로부터 아주 조금밖에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이 여전히 들려온다. 근대에 이르러 성이 억압되었다는 담론은 계속되고 있다. 내가 제기하려는 물음은 ‘왜 우리가 억압받는가’가 아니라 ‘왜 우리가 우리의 가까운 ..
광기의 역사 / 미셸푸코 / 2부 3장 광기의 형상들 / 2018.08.05.(일) / 닥홍 광기는 현상의 충만함 속에서, 종들의 정원에 신중하게 배열된 풍요로움에 따라 주어지는 부정성이다. 광기에 대한 추론적 인식은 이러한 모순에 의해 제한되고 확정된 공간에서 펼쳐진다. 최종적 의미로서의 비이성과 광기의 진실이 표현되는 형식으로서의 합리성 사이의 관계로서 역사의 변전은 이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 장에서 문제되는 것은 정신의학의 갖가지 개념을 같은 시대에 탄생하는 의학적 지식, 이론, 관찰사항 전체와 관련시키면서 개념들의 역사를 탐색하는 것이 아니다. 고전주의 시대를 따라 지속되어 온 주요한 광기의 형상들을 차례차례 다시 다룸으로써, 어떻게 그것들이 비이성의 경험 내부에 자리 잡았을까, 어떻게 그것..
《광기의 역사》 2부 1장 “종들의 정원에서의 광인” 발제 알료샤 18세기의 이성인들 사이에서 수수께끼 같은 광기를 지니고 있는 광인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모습을 획일적 가면으로 가리게 되어 있는 광인을 어떻게 식별할 수 있을까? 어떻게 실수하지 않고 광인을 가려낼 것인가? 이것들은 학자보다는 현자가, 의사보다는 철학자가, 비평가, 회의주의자 등 주의 깊은 무리 전체가 자문하는 문제이다. 이성의 견지에서 본성을 문제삼고 본성을 가로질러 이성을 검토하는 두 가지 방식. 만일 이것들을 번갈아 시도하다가 우연히 이것들의 차이 자체에서 동일한 대답이 솟아오른다면, 그 구조는 아마 고전주의 시대가 광기에 대해 할 수 있었던 경험에 들어 있는 본질적이고 일반적인 것과 아주 가까울 것이고, 우리는 비이성이라는 말이 ..
《광기의 역사》 5장 “정신이상자들” 발제 알료샤 고전주의 시대에 서로 나란히 놓이는 두 가지 커다란 광기의 경험에는 제각기 고유한 연대기적 지표가 있다. 하나는 치밀한 경험이었을 것이고 다른 하나가 일종의 거칠고 적절하게 표명되지 못한 의식이었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 두 형태는 각각 일관성 있는 실천으로 구현되지만 하나는 서양 비이성의 가장 근본적인 여건을 이어받았고 다른 하나는 고전주의 시대의 고유한 창안물이라는 것이다. 정신이상자를 감금한 명분을 일관성 있는 질병학에 따라 분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실 수용의 명분으로 내세워진 문구들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질병의 전조를 알아보기는 어렵다. 등록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피수용자들에 대한 언급은 “집요한 소송광”, “심술궂고 트집잡기..
광기의 역사 / 미셸푸코 / 2부 서론 / 2018.04.08.(일) / 닥홍 이제 재론할 때가 된 사소한 진실은 광기에 대한 의식이 적어도 유럽문화에서는 덩어리를 형성하고 균질적 전체로서 변모하는 무더기 상태의 현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서양의 의식에서, 광기는 조금씩 이동하고 윤곽이 변하며 형상이 아마 진실의 수수께끼를 담고 있을 성좌를 형성하면서, 다수의 지점에서 동시적으로 솟아오른다. 언제나 부서지는 의미. 어떤 비일관성은 아마 광기의 경험에 가장 본질적인 것이고, 발전적 도식을 환기시킬만한 그 어떤 다양한 구상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비일관성의 분산상태가 아마 광기의 경험에서 본래적 여건에 가장 가깝고 가장 근본적인 것과 관련될 것이다. 근대 세계는 정신병의 차분하고 객관적인 용어들로만 광기에 관..
광기의 역사 / 미셸푸코 / 1부 4장 광기의 경험 / 2018.04.01.(일) / 닥홍 구빈원이 창설되고 독일과 영국에서 최초의 교도소가 개설된 시기에서 18세기 말까지 고전주의 시대는 감금의 시대이다. 이 고전주의 시대에는 방탕한 사람, 낭비벽이 심한 아버지, 탕아, 신성모독자, 자살하려고 애쓰는 사람, 자유사상가가 감금당한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결합과 기이한 연계성을 가로질러 고전주의 시대에 특유한 비이성의 경험이 윤곽을 드러낸다. 광포함은 행동과 감성의 무질서, 품행과 정신의 무질서를 가리키는데 어떤 사람에 대해 광포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환자인지 범죄자 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그를 감금하는 것은 고전주의적 이성에 의해 비이성의 경험 속에서 고전주의적 이성에 부여된 권한의 하나이다. 이 권..
광기의 역사 / 미셸푸코 / 1부 2장 대감호 / 2018.03.18.(일) / 닥홍 르네상스 시대에 목소리는 풀려 나왔지만 이미 폭력성이 제어된 광기가 고전주의 시대에는 이상한 강제력에 의해 곧 침묵으로 귀착하게 된다. 광기로부터 사유를 보호하는 것은 진리의 영속성이 아니라, 미칠 가능성의 부정이다. 광기의 불가능성은 사유의 대상이 아니라 생각하는 주체의 본질이다. 누구나 회의의 어떤 근거를 찾기 위해, 자신이 꿈을 꾼다고, 또는 자신이 꿈꾸는 주체와 동일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진리가 여전히 꿈의 가능조건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사유를 통해서조차 미쳤다고 가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광기는 사유 불가능 조건이기 때문이다. 데카르트의 회의체계에는 광기와 꿈과 오류 사이의 근본적 불균형이 있다..
《광기의 역사》 1장 “광인들의 배” 발제 알료샤 중세 초기부터 십자군 전쟁 말까지 유럽 전역에서 저주스런 나환자 격리공간은 무수히 늘어났다. 그러나 중세 말에 나병이 서양 세계에서 사라진다. 이에 따라 마을의 변두리, 도시의 성문 근처에 넓은 빈터가 생겼는데, 이곳은 더 이상 역병이 엄습하진 않지만 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15세기부터 나환자 격리시설이 텅텅 비게 된다. 16세기부터 프랑스의 생-제르맹은 나환자 대신 나이 어린 경범죄자를 수용하기 위한 시설로 전용된다. 1690년대 즈음 1,200군데의 수용시설에 흩어져 있던 몇몇 나환자는 오를레앙 근처의 생-메스맹에 집결했다. 그리고 원래 나환자 수용소였던 툴루즈의 시설은 폐질자(불치병 환자) 구빈원으로 넘어간다. 독일에서도 속도는 더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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